최정숙시인의 약력
호 云又
2009년 문예사조 시등단
문예사조부회장역임,시섬문협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시울림 회원
계간문예 작가회 중앙위원
시섬문협 회원, 시낭송 지도자
시낭송가
시집 『문패를 달면서』
강가에서
꿈 찾아 물살 타던 그대
잔잔한 강물로 흐르느냐?
네 마음 낮추고
화려한 이름마저 내려놓고
산등성이 솔가지의
도도한 바람도
강물에 맡긴 채
상념은 지난봄
들꽃 향기 품 안에 숨거늘
서두르지 말자!
우주의 행성도
숨바꼭질하다
더러는 마주하니
강물처럼 면면히 흐를 일이다.
언젠가는
바다에서 만날 테니
울림
아무리 가짜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판단은 안갯속
햇살도 속이 있어 뜨겁다
곡식의 살갗 데우고
오곡백과 수없이 쓰다듬어
함께 익자는 우주의 울림이다
소소한 밥 짓는 일도
식은 방 덥히는 일도
정성 들여 불 지펴야
마음 얻어
감동의 나라로
더불어 갈 수 있다
어설픈 글 한 줄
그림 한 장도
마실 간 정성 불러
눈물로 써서 보내도
가슴에 울림 울 둥 말 둥
인터넷 세상 떠도는 남의 글
성의 없이 보내는데
마음 움직일까
카톡! 카톡! 카톡!
엉겅퀴1
튼튼한 몸매
사나운 가시 옷
이름은 엉겅퀴
꽃인 줄 모르고
모진 세상 사느라
떠밀려오다 보니
닿은 곳이 내 고향
잡초더미 속에서
죽은 듯 숨었다
오늘 꽃을 피웠더니
나비가 벗이 되고
바람도 상쾌하네
지난 설움 다 잊고
따뜻한 햇살 아래
살며시 미소 짓네
어른
한증막 같은
길을 걷다가
문득 가로수 보니
데어서 잎들 말랐다
도망도 못 가고
무더위에 데인 네가
아버지 닮았다
나무 켜시던 아버지의 장갑
사철 젖어있었다
아버지는
손이 안 시리다고 하셨다
나는 어른 되고 싶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른
빨리 되고 싶었다
그때는 도망치지 않고
견디어 내는 것이
어른인 줄 몰랐다
엄마
날마다 손자 돌보다
팔 고장 났다
엄마는 나를,
나는 딸을,
딸은 손자 사랑한다
엄마처럼
손자도 예쁘고
딸 힘들까 봐
손자 보살피는데
엄마는 죽어서도
미련한 딸 지키려고
어느새
내 속에 들어와
조금만 쉬라는데
힘센 척하다
자목련 닮은 멍꽃
팔에 흐드러지게 피고
하늘나라 엄마
딸이 안쓰러워
팔을 콕콕 찌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