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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 '김진원 시인'다시 피는 꽃 외 9편
복지TV청주방송 | 승인 2019.11.12 09:51

 

[시인] 김진원

[약력]
아호 暱山(일산) 경주출생
월간모던포엠 신인상수상 등단(2005)/
월간모던포엠 이사/ 세계모던포엠 작가/ 한국문학예술 이사/ 재림문인협 회원/ 창조과학회 회원/ 시섬문인협회 제7대 회장
수상: 대학생 백일장 최우수상/ 재림문학상/ CJ문학상/ 모던포엠 제5회 문학상 금상/ 시조사100주년문학상/ 교육부장관상

시집: 제1집 [당신] 2009년/ 제2집 [그리움 25시] 2010년/ 제3집 [물방울에 담긴 얼굴] 2014/ 제4집 [당신이 내게 준 선물] 2016,

 

 

 

 

 

 

1. 다시 피는 꽃
                               
               김진원


눈부신 아지랑이 춤추는 때에

따사한 봄빛으로 흐르는 찬가 들려오면

사랑의 빛줄기에 다시 피어나

하얀 미소로 환하게 불을 켜

행복으로 초대한 날

함께 손을 잡고

자질하게 까르르 웃자

 


추억의 시린 강가 얼어붙었던 꽃잎일랑

잊어버리자

한겨울 인고의 시간 견디어내

다시 피어난 봄의 화신

지금 이대로 좋으니

내 안에 다시 핀 꽃이 되어주길

애잔한 사랑을 고백하면 부끄러워

 


내게도 아름다운 꽃이 있어

그 꽃이 환하게 피어 행복하네

조팝꽃들 아직도 까르르 웃어젖히는데제 낮은 마음 뽀얗게 뒤흔드는데

어찌

“사랑한다” 말하지 아니하리.

 

 

2. 속울음
                                                      김진원


초록에 묻혀 조용히 잠자던 실개천

가만히 눈뜨고 붉어져 나와

아내는 속울음을 어이하랴


가랑비에 까만 속살 젖으면 잠잠하려나

된서리에 하얀 뼈 마디마디 시려오면 그치려나

앞산 뒷산에 숨은 멜로디가

일제히 눈뜨고 나와

활 활 활


목마르게 타오른 갈증 풀기에

속수무책으로 차오르는 봇물을 어이하랴

한 번씩 밀어내는 이 속울음을

내 어이하랴, 어이하랴.


 註: 여름에 갑자기 내리는 장대비로 산사태가 나는 것을 보면서 쓴 즉흥시.

 

 

3.  여울
                                        김진원
 

강은 밤에만 찬다.

멀고먼 물보라가 들어오고

햇볕이 넘어가는 들 끝에서

풀 모자를 쓴 그대도 넘어 온다.


호미에 하루가 닳은

그러나 풀 냄새를 안고 오는 그대

즈믄 하늘을 건너가는 하늘은, 바람은

가기 전에 가벼운 구름을 두르고

그대 목을 휘감는다.


어디서 꽃잎 하나가 뚝 떨어지는 저녁

그러나 그대 품에 들어가

그대 품에서 되살아나는 꽃잎을

강을 흔드는 물소리를 타고 나와

공중에서 물방울을 뜯어가며

저희들끼리 가는 물까치 떼가 내려다본다.

그리고 세상은 하늘을 열고나서는

저녁비로 풀 냄새를 연다.


온몸이 젖어서

세상을 팽개쳐버리는 우리는

그래서 밤에만 차는

강 속에 있다.

 


4. 어느 겨울밤에
                                   김진원
  

어느 겨울밤에

당신이 찾아오셨습니다.


해가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져

멀리서 가까이서 들려오는

유리바람 울음 하나만으로도

저 홀로 깊어가는

어느 겨울밤에

홀연히

당신이 찾아오셨습니다.

국화차 한 잔의 향기가 그립고

낙엽이 하나 둘 떨어져

어둑어둑 길에 쌓이는 추억이

쓸쓸하다는 말이 끝나기 전

마음 시린 겨울이 되었을 때

따스한 말씀으로

당신이 찾아오셨습니다.


귀뚜라미 울음에도

그윽한 국화 향에도

낙엽이 지는 소리에도

빗장 걸려 움직이지 않던 이 가슴

단번에 활짝 열도록

어느 겨울밤에 꿈꾸듯이

당신

아 당신이 찾아오셨습니다.

 

5. 생각나는 얼굴
                                               김진원
 
어느 겨울밤에

바람이라고 그냥 불어만 가겠습니까

머물 곳을 찾아 뿌리내리고 싶어도

발 없는 몸둥아리 서러워

나뭇잎이라도 흔들고 가는 것을요

 

꽃이 진다고 그냥 울고만 있겠습니까

두 손 벌려 씨앗 받아들고

님 오시는 날 기다리며

품속에 곱게 감추어두는 것을요

 

보이지 않는다고, 만날 수 없다고

그대를 잊기야 하겠습니까

좋은 날에 그대를 불러

따뜻한 손을 잡아보고 싶은 것을요

 

잊고 싶은 얼굴이 아니라

사시사철 보고 싶고

생각나는 얼굴

늘 생각나는 그대 얼굴인걸요.

 

 

6. 바람 (風)
                                         김진원


하늘에서 강물소리 들린다

누가 낡은 집을 헐고 있는가


바닥이 무너져도 서있는 기둥

비껴가는 소리에 휘청거린다

둥지 잃은 날짐승이 부딪힌다


살 하나 부러져서 못 도는 바퀴

누군가 하늘에 달만치 걸어놓고

세차게 돌리고 있나

밤이 지새어

강바닥이 드러나도록.

 

 

7. 백미러로 본 세상
                           
                 김진원


저마다 무시로 돌아가는 소음

세월의 바퀴가 쉬임 없다

백미러에 담겨있는 도로의 풍경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그 보다 더 가까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도로 옆 즐비한 회색 아파트

섶 두른 조경수는

도심의 매연, 소음에 울프다


어슬녘, 도심의 밝혀지는 불빛

반작용으로 조이던 태엽이 풀리고

거대한 깃털이 하늘에 걸려

이내 석양을 가리우는 어둑발

어둠이 내리면서 탐심의 빛이

하나 둘 켜지고


고혹적이며 은근한 눈

에로티시즘의 화신이 된 비너스처럼

관능이 발하는 유혹의 빛

열망이 부딪혀 반사하는

욕망의 빛으로 질주하고 있다


불빛에 갇힌다

점점 현란해지는 백미러 속에

빠져들고 있다.

* 어슬녘 : 어슬어슬 해가 질 무렵
* 어둑발 : 해가 저물어 어둠이 사방에 퍼지는 기새

 

 

8. 거긴 언제 보아도 해맑은 님의 얼굴

                                                                 김진원


보아도 보아도 싫지 않고

다시 보고 싶은 하늘

그것은 파아래서가 아니오

높고 맑아서도 아니오

거긴 언제 보아도 해맑은 님의 얼굴

소담하게 부푼 님의 말씀

좋으나 궂으나 장미 꽃순처럼

예쁜 님의 가는 웃음이 있어서오.


보면 볼 수록 한번 더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님의 정겨움이 손짓하고 있기에

답답하고 조급한 마음에

하늘을 아니 보려고 애써도

다시 또 보고 싶어지는 것은 님이 항상

날 지켜주고 토닥여 주고

마음을 가라 앉혀 주고 있음이오.

 

 

9. 야간비행, 성찰
                                                          김진원

서해를 뒤로하고 어둑발이 내리자

고기잡이 어선들이 즐비하게 불을 밝힌다

고요히 외로운 섬들이 꿈꾸는 시간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무한속도로 질주하는 야간비행


나는 미지를 향해 달려간다

나는 들숨날숨으로 저항없이 결박되어 침묵한다

세상이 급속히 날으는 비행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아! 빛처럼 쏜살같이 지나가고 오지않는 한 순간이 인생이구나!


문명의 발달, 신비롭게 신속히 왕래하니

더더욱 덧없음을 노래한다

다시금, 자신을 살피니

구속의 경륜이 떠오르고

빈손으로 왔다가는 이 세상

머물다 잠시후면 다다를  얼마남지 않은 목적지다


희망이 없다면, 저 어둠속에

광명으로 나아갈 새벽도 없으리

빠르게 질주하는 밤비행에 몸을 맡기고

나는 바라본다, 밤이 깊을수록 선명해지는 저 별을

내 마음 속 반짝이는 새하늘을 ᆢ.

 

 

10. 풀잎
                                          김진원


풀잎 위에

몇 방울의 바람소리 담기고

몇 모금의 파도 소리 내려앉아 있다.

소리의 끝마다 불이 켜지고, 이미

반쯤 뺏긴 생의 작은 모서리가 보인다.


타버려 재가 될 몸은

문밖의 먼 발걸음 소릴 모은다.


발자국의 그늘 속에서 눈뜬 비구름이

풀잎 속에 숨어 있는 한 뿌리 햇살을 캐내고

비의 뿌리를 떨게 하는 바람을 캐내면

풀잎은 나들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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