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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 '신동열 시인'견디고 피는 꽃 외 9편
복지TV청주방송 | 승인 2019.07.30 09:30

〔이름〕 신동열

〔약력〕

 ▲ 신동열 시인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청소년 신문 생글생글(생각하기와 글쓰기) 제작을 총괄하며 매주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뉴스속보부 국제부 기자 등을 지냈다. 1년 동안 한국경제TV <오늘 한국경제>를 진행하고, 한국직업방송 <신동열의 취업문을 여는 경제상식> <줌마렐라의 도전>,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지식>, 보이스오브어메리카(VOA) 방송 <생활속 경제이야기> 등의 프로에 출연했다. 인문학에도 관심이 깊어 도봉구청이 주최한 인문학 강좌에서 <장자>를, 국민건강관리보험공단에서 <인문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등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코리아리쿠르트에서 주관한 직능교육프로그램에서 수차례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저서로 《굿바이 논리야》 《내 인생 10년 후》 《구겨진 마음 펴기》가 있다. 2017년 <다시올 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하루>가 있다.

 

 

1. 견디고 피는 꽃

                                        신동열

꽃이 아름다운 건

견디고 피기 때문이지

 

담장 옆 고개 내민 매화

엄동설한 추위 견디고

 

길가에 수줍은 민들레

무심한 인간 발길 견디지

 

무덤가 고개 숙인 할미꽃

세월에 아픈 허리 견디고

 

뜨락에 엎드린 씀바귀

속세의 무관심 견디지

 

우리 삶이 아름다운 것도

견디고 피기 때문이지

 

찬바람 불면 한 번 되뇌어봐

견디면 꽃이 피겠구나

 

 

2. 그대라서

                                        신동열

울퉁불퉁 세상길

두 손 잡고

함께 걷는 그대라서

 

주름진 영혼

함박웃음으로

마음꽃 피우는 그대라서

 

묵직한 삶의 무게

뒤에서 슬며시

들어주는 그대라서

 

주춤대는 발걸음

등 토닥여

용기 주는 그대라서

 

주저앉은 마음

손 내밀어

잡아주는 그대라서

 

멀리 있어도

눈앞에 가득한 그대라서

 

마음이 향기로운 그대라서

마음에 빼곡한 그대라서

 

 

3. 낙지와 인간

                                        신동열

칠흑처럼 깜깜한 땅속

사방 세 치 공간이

그에게는

삶이자 자유였다

 

어느 날 불쑥 내리뻗은

인간의 탐욕이

그 자유, 그 삶을

무심히 낚아올렸다

 

불판 위에 팽개쳐진

비운의 낙지가

비틀린 운명을 풀려고

몸부림을 친다

 

처절한 절규를 내려보며

인간은 나름 상상한다

힘이 저리 넘치니

사람 몸에 참 좋겠다고

 

가혹한 운명을 마주하는

인간의 한없는 가벼움

그래도 으스대며 산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완장을 어깨에 두른 채

 

 

4. 달빛

                                        신동열

어슴푸레 달빛이 곱다

태양처럼 빛나진 않지만

어두운 밤길 비추기엔

은은한 달빛이 맞춤이다

 

만물 비추겠다고 뽐내는

두둥실 보름달이 정겹고

밝음이 어두워 수줍은

눈썹 닮은 초승달이 살갑다

 

만 갈래 세상길이 어디

휘엉청 밝기만 하겠는가

 

이길 저길 걷다 보면

등 뒤 고요한 달빛이

눈부신 햇빛보다

발길에 편할 때가 있나니

 

 

5. 매달린 세월

                                        신동열

수양버들 옥수수 수염 가지에

세월이 빨래처럼 널려 있네

 

견뎌온 세월, 흥겨운 세월

지난 삶 그리 짧지 않으니

 

줄기줄기 매달린 세월의 흔적

자기 무게 못 이겨 고개 숙이고

 

살포시 들추지 않으면

누구도 그 속내 모르지

 

사랑에 어떤 곡절이 있고

웃음에 어떤 슬픔 있는지

 

한해두해 가지 뻗어가며

수양버들 나이 들어가고

 

한해두해 사연 쌓여가며

세월도 나이를 먹어가지

 

늙은 수양버들 자태 고운 건

삶의 내공 안에 품은 때문이고

 

 

6. 물처럼

                                        신동열

부딪쳐도

상처주지 않고

낮은 곳

외면하지 않고

 

너에게 맞춰도

나를 잃지 않고

나로 살아도

고집하지 않고

 

올려다 보지 않고

낮은 데로 흐르고

흐려지면 고요해

스스로 맑아지고

 

고개 치켜들고

시비로 가르며

나만 옳다는 세상

가끔은 물처럼

 

 

7. 시인과 나무

                                        신동열

누군가 나무는 시인이라 했지

들려줄 얘기 참으로 많으니

 

가지에 걸터앉은 구름과 세상 얘기

밤하늘 아롱대는 별과 우주 얘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얘기

희로애락 생로병사 인간의 얘기들

 

우리 안에도 근사한 시인이 살지

우리도 하고 싶은 얘기 넘쳐 나거든

 

길거리 풍경 한 점, 갈랫길 갈등 하나

세상사 흔적들이 모두 우리 얘기니까

 

나무에 비스듬히 기대 얘기 한 번 들어봐

우리 삶까지 들려주면 멋진 시가 될 거야

 

 

8. 매달린 운명

                                        신동열

천 길 낭떠러지

숨막히는 바위 틈새에

꽃 하나 달랑 매달려

계곡을 하늘처럼 올려다본다

 

현기증 난다고

몸부림이라도 치면

매달린 생명줄 끊어질까

숨 죽인 채 숨만 내쉰다

 

살랑대는 바람 시원하다고

들판의 꽃들 벙실대지만

흙 몇 톨에 운명을 맡긴 꽃에겐

생명의 뿌리를 뽑는 허리케인이다

 

가끔은 바쁜 걸음 멈추고

거꾸로 매달린 꽃을 올려다봐라

 

누가 알겠는가

당신의 그 따뜻한 시선이

한줌 흙에 몸을 맡긴 꽃에겐

운명을 버티는 힘이 될지를

 

 

9. 양화대교

                                        신동열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1048미터 다리를 오간다

 

한겨울 함박눈에 섞여

콘크리트에 수북이 쌓이고

 

한여름 소나기에 스며

바닥을 축축이 적신다

 

봄날 아지랑이에 실려

허공으로 흩어지고

 

가을 햇살에 기대

난간 위에서 반짝인다

 

다리에 매달린 사연들은

하나 둘 강물로 떨어진다

 

어떤 사연은

바다로 흘러가고

 

어떤 사연은

다리기둥을 맴돈다

 

1분이면 지나갈 지척에

형형색색 사연이 나부끼는

 

우리는 오늘도

양화대교를 건넌다

 

 

10. 하루

                                        신동열

햇살 눈부셔

행복 쏟아지고

함박눈 세상 덮어

마음 포근한 날

 

먹구름 하늘 가려

마음 흐려지고

폭풍우 몰아쳐

길까지 아득한 날

 

가족이 함께 있어

방안 훈훈하고

벗이 곁에 있어

영혼 따뜻한 날

 

준비 안 된 이별로

가슴 공허하고

예고 없는 떠남으로

삶이 참 허무한 날

 

곡절 많은 날들이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간다

하루라 불리는

작은 인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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