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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인 '윤수아 시인'이명(耳鳴) 외 9편
복지TV청주방송 | 승인 2019.04.15 09:34
▲ 윤수아 시인

[시인] 윤수아

[약력]

* 문예사조(수필)·지구문학(시) 등단

* 문예사조· 지구문학· 편집장 역임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문협 서울시지회 이사

* 시울림동인회 회장

* 구로문인협회 수석부회장

* 지구문학작가회의 회원

* 시집 : 『바위배기 연가』,『火山祭』『시 그거 얼마예요』

 

1. 이명(耳鳴)

                                              윤수아

내 안에

우물이 마른 것을 알고

귀가 먼저 운다

 

어둠이 사윈

적막한 밤에

혼자 깨어 우는

저 공허한 울림

 

사각(死角)의 벽에서

마지막 한마디 담아 놓을

귀를 찾는다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손으로 별들을 불러 모은다

 

상처 난 원고지에

흩어진 소리들을

주워 담는다.

 

 

2. 가을 단서(端緖)

                                              윤수아

수퍼컴퓨터도 찾지 못한

폭염의 진실

해바라기는

어떻게 폭염 속에서

가을의 단서를 찾았을까

 

변화를 감지하는

계절의 울림에 화답하고

빛을 감지하는 생체시계

시간을 구분해

태양을 쫓아가는 해바라기

 

비로소,

가을 단서를 찾았다.

 

3. 유빙(遊氷)

                                        윤 수 아

빛의 조각으로 떠돌기 전에는

우린 아주 단단한 믿음으로 뭉쳐 있었다

서로를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뜨겁게 잡아당기던 원시의 힘

 

빙하(氷河)에 갇혀 있던 한 알의 씨앗

나의 내부를 파먹으며 익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 씨앗이 자라면서 내 몸의 벽에 발길질을 해대도

내겐 그것을 파괴할 용기가 없었다

 

우린 아주 멀고 험한 길을 택해야 했다

때론 햇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찢기면서도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었다

 

해체된 언어의 신호를 따라가다

빙하(憑河)의 강가를 서성이던 너와 나

한조각 유빙으로 만나

서로의 아픔을 견뎌야만 했다.

 

4. 미안하다는 말 대신

                                              윤수아

많이 힘들어 할 때

‘나 때는 더 힘들었다’는 독한 말보다

‘많이 힘들지?’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지혜가 담긴

마음을 온통 흔들어 깨울 그 말 한 마디

 

정말 사랑하다면

달콤한 입김으로 귓가에 속삭이는

미안하다는 말 보다

시린 가슴속에 바람 한줄기

불어넣어 줄 따뜻한 말 한마디

 

각박한 세상에 태어나서

낭만을 만끽하기도 전

좌절을 먼저 겪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힘든 세상을 물려줘서 미안하지만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s sorry).

*영화 러브스토리 대사 중에서

 

5. 알파고AlphaGo와 포비아Phobia

                                              윤수아

 

알파가 간다

어떤 미지의 최후를 향한

휴머니티(Humanity)를 위하여

신인류의 세계로 간다

 

차갑고 냉철한 기계음이

사각의 귀퉁이에 얹혀질 때마다

미세한 떨림으로 응수하는

인간의 손

 

운명을 가르는 비수는 결국

단한번의 휴머니티에 고개를 떨궜다

 

세기의 대국을 끝낸 빈자리

오메가를 향한 알파고의 공포(Phobia)가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었다.

 

6. 부재(不在)

                                              윤수아

이렇게 순간순간

너의 부재가 가져다 주는 고독은

무기력의 표층으로 나를 침잠시킨다

 

폭설이 내리던 그해 겨울,

소리 없이 다가오던 하얀 그림자

희미하게 너의 존재를 의식하기도 전

어둠의 층계를 밟으며 사라지던 너

어딘가에 남아 있을 너의 흔적들을

난 미친 듯이 찾아 나선다

 

톡톡(Talk Talk)!

무생물의 유리창에 떠다니는

미확인 비행물체[UFO]

나의 생명(사색, 넋)이 닿으면

하나 둘씩 열리는 비밀의 문, 그리고

저 끄트머리쯤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시

 

거기쯤이었을 것이다

지친 걸음으로 이미 소진해 버린

너와의 사랑을 다시 시(詩)로 달래며

오래도록 그렇게 애무하고 싶었을 것이다.

 

7. 설해목

                                          윤수아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흩어진 마음의 가지 모두 털어내고
순수히 너를 맞으려 했다

넌 처음부터 날 저울질했다
순백의 눈꽃으로
애무하기도 전
네 사랑이 버거워 밀어내기도 전
폭풍처럼 밀려드는 사랑의 무게 이기지 못하고
기어코 생나뭇가지 찢어지는 소리
애꿎은 젊음들을 앗아간
겨울꽃눈사태

미처 다스리지 못한
세상사람들에게
제발 정신차리라
내리치는 죽비소리
내 가슴에 화인으로 찍힌다ᆞ

 

8. 생성
                                              윤수아

칠흑의 어둠이 드리운
사각(死角)의 핸드백 속
파란 풋고추 하나


눌리고 짓이겨질 때마다
숨 막혀 눈뜨지 못하고
굳어가던 몸뚱어리

지퍼가 열릴 때 따라온
한 줄 햇빛과의 해후

생명의 불씨 빨갛게 지피고
매섭게 일어서서
세상 밖으로 걸어나온다

고통의 시간이 지나도
운명으로 남아 있는
거기 ,
생성의 몸부림이 있었음을…….

 

9. 선풍기

                                              윤수아

한때는 너를 늘 내곁에 끼고 살았다

지난 여름의 끝자락

마지막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날밤

너와 난 이별을 해야 할 지 모른다고

그 뜨거운 밤을 뒤척이며 함께 보냈지

나의 여름밤, 더위에 나가떨어져

코골며 뒤척이는 나의 잠버릇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본 불면의 목격자

그 후로 너는 입추라는

서늘한 바람이에게 내 곁을 빼앗기고

이내 앵도라져 시위를 벌였지

방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가끔씩 먼지를 털어내며

달달달 고개를 흔들었지

네가 곁에 없는 밤은 참 차갑다

지난 겨울 헤어진 추위가

다시 재회의 손을 내민다

아직도 난 뜨거운 밤을 함께할

너의 바람기를 원한다.

 

10. 종, 울다

                                              윤수아

종이 운다

둥둥! 두타산을 넘어가는 통일의 메아리

가슴 속을 파고드는 애시린 울림

조각난 비둘기 찢긴 깃털에

평화의 글자를 새기며

종을 울린다.

 

금강산 한 맺힌 골짜기 따라

울려 퍼지는 평화의 종소리

 

운다, 울려 퍼진다

녹슨 철모 속에서 울분을 삼키고

세월이 갉아먹은 탄피에 발자국을 찍으며

이명처럼 귓전을 맴돌다

훠이훠이 북녘의 영봉을 넘어가고 있다.

 

칼바람에 휘둘린 욕망들이

뚝뚝!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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